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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자쾌(自快)사상과 하나님의 주권

자쾌는 개인이 세속적 욕망과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 도(道)에 따라 자연스럽게 살아가며 스스로 내면의 평안과 즐거움을 누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서 팽새와 메추라기가 각자의 본성에 따라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상징된다. 장자철학은 절대적 기준이나 초월적 존재를 부정하며, 각자가 자신의 본성에 충실한 삶을 추구한다. 그런데 장자(莊子)의 철학적 관점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은 그의 도가철학의 핵심 원리인 무위자연(無爲自然), 만물제동(萬物齊同: 모든 존재는 도 안에서 평등하며, 고정된 가치나 절대적 기준은 없다는 상대주의적 세계관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쾌(自快)와 근본적으로 충돌하며, 인간의 자유와 본성을 억압하는 "거치(桎梏)"—즉, 속박이나 장애물—로 간..

신학 2025.06.16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 쉼과 기다림의 신학​서론: 속도의 시대와 신앙의 시간 우리는 빠름이 미덕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효율이 곧 능력이며, 속도가 곧 진보라 여겨지는 세상에서 멈춤은 무능력처럼 보인다. 그러나 성경은 다르게 말한다. 하나님은 성급하게 일하시지 않으며, 오히려 고요 속에서 가장 깊은 역사를 이루신다.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는 시적 언어는 하나님의 방식과 성도의 삶을 통찰하게 한다. ​1. 창조의 쉼: 안식일의 기초 하나님은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제칠일에 쉬셨다(창 2:2–3). 그분은 피곤해서 쉬신 것이 아니다. 쉼 자체가 창조의 완성이었고, 인간이 따라야 할 모범이었다. 안식일은 단지 육체의 휴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며 그분의 질서에 순..

신학 2025.06.14

"Stand firm in truth—don’t be deceived."호구가 되지말자!

전통적으로 ‘호구’는 세금 징수와 병역 부과를 위한 인구 관리 단위였다. 즉, 국가 입장에서 보면 관리 대상, 부과 대상, 다시 말해 수동적인 존재였다. 사람을 숫자나 문서상의 기록으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능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통제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현대에 들어 ‘호구’라는 말이 주로 사용되기 시작한 건 범죄 집단, 도박판, 사기판에서였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인식이 생긴다."이 사람은 등록된 정보 다 있고, 돈도 있는 사람이다.""신상이 노출되어 있고 저항 못 한다.""세금처럼 쉽게 뽑을 수 있는 대상이다."이런 맥락에서 호구 = 돈 뜯기 쉬운 만만한 사람이라는 비유적 표현으로 전환된다.이후 이 용어는 일반 사회로 확산되면서도박판에서: "돈 잃는 사람"연애에서: "계속 퍼주는 사람"인간관계..

카테고리 없음 2025.06.05

나는 무엇을 소망하고 소망해야 하는가?

사람은 누구나 무엇인가를 소망하며 살아간다. 어떤 이는 건강을, 어떤 이는 자녀의 성공이나 재정적 안정을 소망한다. 겉으로 보기엔 ‘성취’와 ‘리더십’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자기 영광과 영향력 확대에 몰두하는 헛된 소망을 붙들며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시간 속에서 사라지며, 결국 죽음 앞에서 무기력해진다. 그렇다면 성경은 인간이 무엇을 소망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믿음의 선진들은 무엇을 바라보며 살았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소망하라고 말씀하시는가? 이 질문은 단지 개인적인 바람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방향을 결정짓는 신앙의 핵심적 물음이다.​1. 믿음의 선진들이 소망했던 것 히브리서 11장은 믿음의 사람들을 언급하면서 그들이 "더 나은 본향, 곧 하늘에 있는 것"..

종말론 2025.06.03

사도 베드로가 말하는 "주의 나라(Kingdom of God)"

베드로가 “우리가 주의 나라에 들어간다”고 말할 때, 그는 죽음 직후 영혼이 하늘에 가는 개념보다는, 부활 후에 완전히 실현될 하나님 나라를 염두에 두고 말한다고 보는 것이 성경적이고 문맥적으로 타당하다.​1. 베드로후서 3장: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심판과 새 창조 이후에 온다베드로후서 3:10–13“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가 있는 곳인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이 구절에서 베드로는 ‘주의 날’, 곧 종말의 날에 심판이 있고, 그 이후에 ‘의가 거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이 도래한다고 말한다.그러므로 주의 나라에 ‘들어감’은 죽음 직후 개인적으로 하늘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온 우주적 심판 이후 부..

조건 불멸론 2025.06.03

성경의 중심주제는 이것이다

성경이 전하는 하나님의 왕국과 그 완성에 대한 큰 주제를 간과할 때, 신앙은 단편적이고 왜곡된 이해에 빠질 위험이 크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그리고 부활과 새 창조에 대한 명확한 인식 없이 신앙생활을 영위하면, 복음의 본질이 훼손되고 신자의 삶도 방향성을 잃기 쉽다. 이는 신앙의 성장과 영적 성숙에 장애가 될 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 내에서도 혼란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에 성경이 제시하는 이 중심 주제를 올바르게 인식할 때, 성경공부와 신앙생활은 깊이와 폭이 확장되며,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참된 위로와 소망이 된다. 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바른 이해는 신자의 일상과 영원한 삶 모두에 강력한 동기와 힘을 부여한다. 따라서 이 주제에 대한 올바른 깨달음은 신앙 여정에서..

신학 2025.06.01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84년에 출간된 체코 작가의 대표작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 사랑, 자유, 그리고 삶의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탐구하는 작품이다.소설의 핵심 주제는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대립이다. 쿤데라는 니체의 "영원회귀" 개념을 바탕으로, 삶이 단 한 번뿐이라면 그 가벼움은 견딜 수 없을 만큼 허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반대로, 삶에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인간의 갈망은 때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소설은 이러한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긴장을 사랑, 정치, 개인의 선택을 통해 탐구한다.소설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과 소련의 침공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요 인물은 다음과 같다:토마스: 외과의사로,..

카테고리 없음 2025.06.01

침묵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

인생의 가장 고요한 밤, 하나님은 종종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기도는 메아리 없이 흩어지고, 하나님의 존재조차 의심스러울 만큼 침묵은 깊고 무겁다. 반복되는 일상의 고충가운데서 하나님은 무얼하시는가라는 회의적인 질문을 하게된다. 그러나 성경은 그 침묵 속에도 하나님이 여전히 일하고 계심을 증언한다. 하나님의 침묵은 부재가 아니라, 그분의 깊고도 신비한 섭리의 한 방식이다.“보라,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시 121:4)하나님의 현재적 사역을 몇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살핀다면 그러한 질문에 해답을 발견할 것이다. ​1. 하나님은 지금도 창조 세계를 ‘붙들고 계시는’ 분이다“그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 (골 1:17)“그는 그의..

신학 2025.06.01

“아들”이라는 명칭과 “대리통치”(vice-regency, 대행적 통치)

성경에서 “아들”이라는 명칭과 “대리통치”(vice-regency, 대행적 통치)의 개념 사이에는 깊은 신학적 연관성이 있다. 이는 창조, 이스라엘 역사, 그리스도의 정체성, 그리고 성도의 사명에 이르기까지 통전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주제이다.​1. 창세기의 인간 창조: “하나님의 형상”과 아들-통치 개념창세기 1:26–28에서 하나님은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시고 “다스리게 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26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복음과 구원론 2025.05.30

자아의 확장과 자기 내어줌의 사랑

현대 문화 속에서 사랑은 자주 감정적 만족이나 정서적 교감으로 축소된다. 사랑은 누군가를 통해 얻는 심리적 충족이나 자아의 확장으로 여겨지고, 그 감정이 사라지면 사랑도 끝났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사랑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이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많은 관계는 교환성 위에 놓여 있다. 사랑조차도 일종의 상호 이익의 계약처럼 작동한다. 내가 이만큼 사랑하면, 상대도 그만큼 반응해주어야 한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사랑을 순간적 열정이나 로맨틱한 설렘으로만 이해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연애, 우정, 심지어 가족 간의 사랑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 감정적 연결로 이해되며, 고통이나 충돌이 오면 쉽게 포기된다. 현대 사회의 사랑 이해는 즉각적 만족과 자기 중심성에 기울어 있다. 그러나 성경은 사랑을 하나님 중..

신학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