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호구’는 세금 징수와 병역 부과를 위한 인구 관리 단위였다. 즉, 국가 입장에서 보면 관리 대상, 부과 대상, 다시 말해 수동적인 존재였다. 사람을 숫자나 문서상의 기록으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능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통제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현대에 들어 ‘호구’라는 말이 주로 사용되기 시작한 건 범죄 집단, 도박판, 사기판에서였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인식이 생긴다."이 사람은 등록된 정보 다 있고, 돈도 있는 사람이다.""신상이 노출되어 있고 저항 못 한다.""세금처럼 쉽게 뽑을 수 있는 대상이다."이런 맥락에서 호구 = 돈 뜯기 쉬운 만만한 사람이라는 비유적 표현으로 전환된다.이후 이 용어는 일반 사회로 확산되면서도박판에서: "돈 잃는 사람"연애에서: "계속 퍼주는 사람"인간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