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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확장과 자기 내어줌의 사랑

현대 문화 속에서 사랑은 자주 감정적 만족이나 정서적 교감으로 축소된다. 사랑은 누군가를 통해 얻는 심리적 충족이나 자아의 확장으로 여겨지고, 그 감정이 사라지면 사랑도 끝났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사랑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이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많은 관계는 교환성 위에 놓여 있다. 사랑조차도 일종의 상호 이익의 계약처럼 작동한다. 내가 이만큼 사랑하면, 상대도 그만큼 반응해주어야 한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사랑을 순간적 열정이나 로맨틱한 설렘으로만 이해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연애, 우정, 심지어 가족 간의 사랑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 감정적 연결로 이해되며, 고통이나 충돌이 오면 쉽게 포기된다. 현대 사회의 사랑 이해는 즉각적 만족과 자기 중심성에 기울어 있다. 그러나 성경은 사랑을 하나님 중..

신학 2025.05.28

구약성도는 하나님 나라(통치)를 믿었는가?

"구약의 성도들도 천국복음을 이해하고 믿었는가?"라는 질문은 신구약의 구속사의 연속성과, 복음의 계시 발전(progressive revelation)이라는 신학적 주제를 다룬다. 조건불멸론의 관점도 함께 반영하여 정리하겠다.천국복음(복음서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단순히 죽어서 천당 가는 것이 아니라,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의와 평화와 생명의 세계가 도래한다는 복음이다. ​📖 질문: 구약의 성도들도 천국복음을 믿었는가?1. 천국복음은 신약에서 비로소 드러난 완전한 계시다."천국복음"(복음서의 표현, 예: 마 4:17)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하게 드러난 구속의 복음이다.그러나 이 복음의 씨앗은 구약 안에도 명확히 심겨 있었고, 믿음의 사람들은 그 약속을 희미하나마 바라보며 살았다."이 사람들은 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5.25

"천국복음: 사탄의 왕국에 대한 하나님의 승전 선언"

천국복음(Kingdom Gospel)이란 단순히 내세나 천국행에 대한 위로가 아니라,현 세상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사탄의 통치에 대한 하나님의 도전이자 선언이며,이는 구약과 신약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드러나는 성경적 대서사이다.조건불멸론의 관점에서도, 이것은 단순한 영혼의 운명이 아닌 생명과 멸망 사이의 전면적 충돌로 드러난다. ​✦ 천국복음: 하나님의 통치 vs 사탄의 왕국1. 📜 복음이란 ‘왕의 통치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다‘복음’(εὐαγγέλιον, 유앙겔리온)은 본래 황제가 즉위하거나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선포되던 정치적 용어이다. 신약에서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참된 왕권을 가지고 오셨다는 선언이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

복음과 구원론 2025.05.25

천국복음의 이미-아직 구조

‘이미-아직(Already–Not Yet)’ 구조는 천국복음(Kingdom Gospel)의 본질을 설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신학적 틀이다. 이는 예수님의 복음 선포와 그 실현 방식의 시간적 긴장 구조를 드러낸다."이미-아직"이라는 표현을 가장 신학적으로 체계화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오스카 쿨만(Oscar Cullmann)이다.그는 신약성경에서 시간의 흐름과 종말론적 긴장을 "역사적 구속사"(Heilsgeschichte)의 틀로 해석하며,"이미와 아직"이라는 개념을 기독교 신앙의 핵심 시간 구조로 제시했다.​🔍 오스카 쿨만의 '이미-아직' 구조 개요1. 배경: 시간과 종말론의 긴장쿨만은 당시 신학계에서 유행하던 알베르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 1875–1965)의 급진적 종말론(“..

복음과 구원론 2025.05.25

마태복음 10:28과 ‘혼의 멸절’: 전통 (영)혼 불멸론에 대한 성경적 반박

마태복음 10:28 (개역개정)“몸은 죽여도 혼을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혼과 몸을 지옥에서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 본 구절은 제자들이 박해와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혼과 몸을 지옥에서 멸하실 수 있는 하나님만을 두려워하라는 말씀이다. 이 구절은 전도 사명을 감당하는 제자들을 위로하며, 인간의 생사화복은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문맥 전체는 세상의 위협보다 하나님의 주권과 심판을 더 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신앙적 태도를 말한다. 이 구절은 혼(푸쉬케, ψυχή)이 인간 안에 불멸하는 실체로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 이후에 하나님이 혼까지도 멸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다. 다시 말해, 혼도 조건적이며 멸망당할 ..

조건 불멸론 2025.05.25

하나님 없는 시대에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삶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 없는 시대'라 불릴 만한 영적 상황 속에 살아가고 있다. 기술의 발달, 인간 이성의 자율성, 다원주의적 가치관이 전통적인 신 중심 세계관을 대체하며, 하나님은 점점 더 인간 경험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더 이상 사람들은 일상의 문제를 하나님의 섭리나 뜻으로 해석하지 않으며, 종말적 심판이나 구속의 소망 대신 현세적 번영과 자아 실현을 추구한다. 이러한 상황을 디트리히 본회퍼는 이미 20세기 중반에 ‘하나님 없는 세계에서 하나님 앞에 살아가는 것’이라는 역설로 진술한 바 있다. 그는 나치 독일이라는 극한의 현실 속에서 전통적인 신 개념이 무력화된 시대에 과연 신앙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치열하게 물었다. 그의 물음은 단순히 무신론에 대한 방어가 아니라, 하나님을 도구화하지..

신학 2025.05.24

신앙의 화룡점정(畵龍點睛)

중국 남북조 시대의 화가 장승요(張僧繇)의 일화에서 유래한 말이다.장승요가 사찰 벽에 용 네 마리를 그렸는데, 눈동자(睛)는 그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유를 묻자, 그는 “눈동자를 그리면 용이 하늘로 날아가 버릴 것이다”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믿지 않자, 그는 그중 한 마리의 눈을 찍었고, 그 순간 용이 천둥번개 속에서 벽을 뚫고 날아올랐다고 한다.이 이야기에서 ‘화룡점정(畵龍點睛)’은 문자 그대로는 “용을 그리고(畵龍) 눈동자를 찍는다(點睛)”는 뜻이다.​다음은 화룡점정의 개념이 기독교 신앙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몇 가지 방향으로 살펴본 내용이다.​1. 창조와 구원의 완성에서의 ‘화룡점정’ 하나님께서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창조하신 후, 인간에게 하나님의 형상을 부여하신 사건(창 1:26–..

신학 2025.05.24

영적 쾌락주의(Hedonism)

쾌락주의는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유래된 사상으로, 인간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쾌락(pleasure)이며, 고통의 회피가 선이라고 본다. 대표적인 철학자로는 에피쿠로스(Epicurus) 가 있다. 그는 단순한 육체적 쾌락보다는 고요함, 평정심, 고통의 부재를 중요시했다. 이후 쾌락주의는 스토아주의자들과 기독교 변증가들에게 비판받았으며, 이기주의적이고 방탕한 삶의 철학으로 오해되기도 했다. 현대에는 심리학, 윤리학, 신학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어 사용되고 있다. 단어: Hedonism어원: 고대 그리스어 ἡδονή (hēdonē)뜻: ‘쾌락’, ‘즐거움’, ‘기쁨’형용사형: hedone에서 파생된 hēdonikos는 ‘쾌락적인’ 또는 ‘기쁨을 주는’이라는 뜻을 가진다. ​1. 영적 쾌락주의(Spiri..

신학 2025.05.21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이유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소리와 염려 속에서 살아간다. 더 많이 가져야 하고, 더 높이 올라야 하며, 더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라는 세상의 속삭임은, 마치 멈추지 않는 파도처럼 우리 마음을 끊임없이 두드린다. 세상은 소유와 성공, 인정과 만족을 약속하지만, 그것들은 어느 순간 허무와 불안을 남긴 채 사라지곤 한다.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라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일 것이다”(고전 15:19). 이 말씀은 신자의 소망이 세상의 성공이나 안락에 머물러서는 안 됨을 분명히 말해준다. 신자의 삶은 지금 보이는 것에 뿌리를 두지 않는다. 하나님 나라라는 영원하고 썩지 않는 보물을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세상..

신학 2025.05.20

신앙의 본질: 의존, 현존, 실존

현대 신학은 인간의 삶과 신앙을 설명하기 위한 다채로운 개념들과 접근 방식을 제시해 왔다. 그 가운데서도 ‘신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근원적이고도 본질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이 질문은 단지 교리적 정립이나 종교적 실천을 넘어, 인간이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가에 대한 실존적 탐구를 포함한다. 전통적인 신앙 이해는 주로 인지적 동의(信) 또는 실천적 순종(行)에 집중해 왔으나, 오늘날의 영적 상황은 신앙을 보다 인격적이고 존재론적인 차원에서 재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본 글은 신앙의 본질을 세 가지 축—의존(dependence), 현존(presence), 실존(existence)—을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이는 신앙을 단순한 믿음의 선언이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

신학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