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구원론

“아들”이라는 명칭과 “대리통치”(vice-regency, 대행적 통치)

Oneness & Conditionalism 2025. 5. 30. 20:06

성경에서 “아들”이라는 명칭과 “대리통치”(vice-regency, 대행적 통치)의 개념 사이에는 깊은 신학적 연관성이 있다. 이는 창조, 이스라엘 역사, 그리스도의 정체성, 그리고 성도의 사명에 이르기까지 통전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주제이다.

1. 창세기의 인간 창조: “하나님의 형상”과 아들-통치 개념

  • 창세기 1:26–28에서 하나님은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시고 “다스리게 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26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 고대 근동 문맥에서 “왕의 형상”은 그 지역의 대표자, 대리자로 이해되었으며, 형상으로서의 인간은 하나님의 대리통치자로 창조된 것다.
  • 이러한 위임적 통치는 “하나님 아버지–인간 아들” 구조로도 이해될 수 있다. (cf. 눅 3:38 “아담은 하나님의 아들”)

👉 아들됨은 단지 존재적 정체성의 표현이 아니라, 통치적 책임을 수반하는 관계적 지위이다. 여기서 존재적 정체성이란 예수님의 본성을 말한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리실 때, 유대인들은 “하나님과 자신을 동등하게 한다”고 여겼다 (요 5:18).

→ 이는 아들이 아버지의 본성을 공유하고, 아버지의 일을 대행한다는 개념을 잘 보여준다.

2. 이스라엘: 하나님의 ‘장자’로 부름받은 대리통치 공동체

  • 출애굽기 4:22: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장자(first son)라.”
  •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통해 세상에 하나님의 법과 질서를 드러내는 제사장 나라, 대리통치 공동체로 부르셨다. (출 19:5–6)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제사장 나라’란,

이스라엘 전체가 온 세상을 하나님 앞에 중보하고, 하나님을 세상에 나타내는 사명을 부여받았다는 선언이다.

그들은 율법을 지킴으로 하나님을 드러내고, 열방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모범 공동체가 되어야 했다.

  • 그러나 이스라엘은 반복적으로 실패하며, 이 아들-통치자의 소명을 온전히 이루지 못했다.

3. 예수 그리스도: 온전한 아들이며 대리통치자

  • 예수는 하나님의 참 아들로서 이스라엘이 실패한 아들-왕의 사명을 완전하게 수행하셨다.
  • 마태복음 3:17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라는 선포는, 시편 2편(“너는 내 아들이라... 내가 열방을 네 유업으로 주리라”)를 배경으로, 예수의 왕적 대리통치 지위를 확정짓는다.
  • 히브리서 1장에서도 아들은 만유의 상속자이며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로서, 창조와 통치를 위임받은 존재로 묘사한다.

👉 예수는 ‘아들’이심으로써 아버지의 뜻을 완전히 실현하는 통치자, 곧 두 번째 아담이자 궁극적 대리통치자이다.

그러나, 예수의 통치는 단지 하나님의 사신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친히 인간 역사 속에 임재하시어 자신의 통치를 선포하고 실행하신 사건이다.

  • "하나님 나라가 너희 가운데에 있다" (눅 17:21)
  • "보라, 내가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 하나님의 손을 힘입은 것이면, 하나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 (눅 11:20) → 예수님의 통치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 실현 그 자체이다.

아들 예수님의 왕적 통치는 초림과 재림의 시기에 다른 모습과 양샹으로 보여진다. 예수님의 왕적 통치가 초림에서는 겸손과 섬김으로 나타났고, 재림 때에는 심판과 권능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관성의 결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성경과 신학적으로 살펴보면, 이 두 양상은 본질적으로 모순되지 않으며, 오히려 하나님 통치의 전면성을 보여주는 상호보완적인 계시다.

통치의 국면
초림의 양상
재림의 양상
방식
겸손, 섬김, 자기희생
권능, 심판, 회복
목표
죄인을 구원하고 하나님 나라 씨앗 심기
죄를 심판하고 하나님 나라 완성
표현
“나는 섬기러 왔다” (막 10:45)
“공의로 심판하고 싸우시더라” (계 19:11)

4. 성도들: 예수 안에서 아들 됨과 함께 대리통치를 회복

  • 성도들은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아들)로 입양되고(갈 4:4–7),
  • 그리스도와 함께 왕 노릇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딤후 2:12, 계 20:6).
  • 이 통치는 현재는 섬김과 증언의 방식으로,
  • 종말에는 그리스도와 함께 만물을 심판하고 다스리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고전 6:2–3)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나라의 주체로서 하나님의 통치를 계시하시고, 구현자로서 그 통치를 구체적 삶과 사역 안에서 실현하셨다. 그분은 십자가의 겸손과 부활의 승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문을 여셨고, 그 나라의 백성으로서 신자들을 부르셨다. 이로써 신자는 예수 안에서 의롭다 하심을 얻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새로운 피조물로 살아가게 된다. 또한 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함께 상속받는 자가 되고, 장차 완성될 그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과 회복의 영광을 누리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통치는 단지 미래적 소망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 누리는 현재적 실재다. 그러므로 신자는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아내는 증인으로 부름 받았으며, 예수의 통치 아래 살아가면서 이미 주어진 은혜와 장차 올 영광을 함께 바라보는 존재다. 하나님 나라의 통치는 예수 안에서 시작되었고, 신자 안에서 확장되며, 마침내 하나님의 영광으로 충만해질 것이다. 아멘!